다시 혼자가 됐습니다
공동창업가와 헤어진 뒤, 우리부터 매일 일을 맡길 수 있는 AI 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고객이 시스템보다 결과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제품을 만들기 위해 대행을 시작했다고 썼습니다. 고객의 일을 직접 하면서 AI 직원이 무엇을 맡아야 하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하던 공동창업가와는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같은 대행을 다르게 보고 있었습니다
대행 서비스를 시작하려던 때, 그는 대행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일하는 방식이 내키지 않았고, 사업을 크게 확장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도 대행사를 키우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고객의 일을 직접 해봐야 그 일을 맡을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이 어떤 정보를 주는지, 무엇을 맡기고 싶어 하는지, 어디에서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지부터 알아야 했습니다.
그가 걱정한 확장성에는 저도 동의했습니다. 고객이 늘 때마다 사람을 더 투입해야 한다면,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와는 멀어집니다. 대행을 제품 개발의 과정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저절로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반복되는 일을 찾아 제품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거쳐보고 싶었고, 그는 다른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업무를 바꾸는 일에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대화를 나눴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서로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그동안 진행한 일의 인수인계와 정리를 진행했습니다.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래도 본인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계속 설득하며 함께 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방향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전에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기회를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하나의 방향 안에서 더 깊이 파보고 싶었습니다.
Libera가 만들려는 것은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디지털 직원입니다. 지금은 뷰티 브랜드의 Meta 광고 운영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을 팔려다가 직접 대행하는 쪽으로 방법을 바꿨지만, 풀고 싶은 문제까지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내려면 AI가 어떤 일을 해내야 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비전은 이런 선택을 할 때 필요했습니다. 계획은 바뀔 수 있어도, 지금 하는 일을 어디에 쌓아갈지는 알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 방향이 맞다는 확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고객의 문제가 해결되는지, 계속 비용을 지불하는지, 일을 맡을 수 있는 시스템이 실제로 만들어지는지를 봐야 합니다. 제 직감을 믿고 움직이되, 다른 사람에게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쌓아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혼자가 되고 나서 보인 것들
다시 혼자가 된 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외로움이었습니다.
함께할 때는 열정을 유지하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혼자서는 어떤 날은 깊이 몰입하고, 어떤 날은 거의 일을 하지 못할 만큼 생산성의 편차가 컸습니다.
제 강점은 행동력입니다. 생각한 것을 빠르게 시도하는 편입니다. 반면 기획하고, 세부 사항을 꼼꼼하게 챙기는 일은 부족합니다. 비전과 계획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필요성을 믿는 것과 실제로 잘하는 것은 별개였습니다.
공동창업가와 헤어지는 과정에서는 서로의 차이를 생각했습니다. 혼자가 되고 나니 제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잘 보였습니다.
1편에서 실행과 배움을 이어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썼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도 그 구조의 일부였다는 것을 뒤늦게 느꼈습니다. 방향을 정해두는 것만으로 매일 그쪽으로 움직이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먼저 쓰는 AI 팀
함께할 사람도 중요하지만, 지금 제 일을 도울 내부 AI 팀을 빨리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생각을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정리하고, 제가 놓친 부분을 검토하고, 진행하던 일의 후속을 챙기는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질문할 때 답을 잘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하던 일을 알고, 그 일이 끝날 때까지 도울 수 있어야 했습니다.
리베라는 그런 디지털 직원을 만들려는 회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부터 매일 일을 맡겨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AI가 공동창업가의 빈자리를 모두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함께 방향을 고민하고 열정을 나누는 사람이 주는 힘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다만 기획과 검토, 후속 관리까지 제 의욕과 기억에만 맡겨둘 수는 없었습니다.
고객 대행 업무가 첫 출발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요청을 받았고, 왜 그런 판단을 했고, 실행한 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연결해 남기는 것입니다. 그 기록으로 다음 일을 계획하고, 빠뜨린 일을 확인하는 것부터 AI에 맡겨보고 싶습니다.
내부에서 잘 쓴다고 고객에게도 바로 통하는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매일 맡겨 쓰면, 어디까지 일을 해내고 어디에서 제가 다시 손을 대야 하는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00억 엑싯이라는 목표는 그대로입니다. 고객의 일을 직접 해결하며 제품을 만들겠다는 방향도 유지합니다.
다만 이제는 고객에게 필요한 AI 직원을 생각할 때, 제가 맡기고 싶은 일도 함께 떠오릅니다. 다음에는 대행 업무에서 반복되는 일 하나를 골라 내부 AI에 맡겨보려 합니다. 제가 덜 챙겨도 일이 끝까지 진행되는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